※ 아래의 두 문항에 모두 답하시오.

1. 교재 제12장에 수록된 <수오재기(守吾齋記)>를 참고하여 지금 살고 있는 집, 혹은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의 이름을 지은 다음, 그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기(記)를 작성하시오.
2. 교재 제14장과 강의 제14강을 참고하여 전(傳)은 본디 어떤 성격을 지닌 갈래인지, 조선 후기의 전은 어떤 경향을 드러내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 설명하시오. <고수재전(賈秀才傳)>과 <삭낭자전(索囊子傳)>을 예로 들면서 서술할 것.



- 목 차 -

1. 교재 제12장에 수록된 <수오재기(守吾齋記)>를 참고하여 지금 살고 있는 집, 혹은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의 이름을 지은 다음, 그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기(記)를 작성하시오.

2. 교재 제14장과 강의 제14강을 참고하여 전(傳)은 본디 어떤 성격을 지닌 갈래인지, 조선 후기의 전은 어떤 경향을 드러내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 설명하시오.

참고문헌

1. 교재 제12장에 수록된 <수오재기(守吾齋記)>를 참고하여 지금 살고 있는 집, 혹은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의 이름을 지은 다음, 그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기(記)를 작성하시오.

만나는 사람마다 집이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대부분 편안한 안식처라고 대답을 했다. 그런데 나에게 집은 그저 편안한 안식처이자 쉼이 되는 곳만이 아니다. 집은 그 자체로 나의 역사가 되기도 하고 정체성을 갖게 하고 내가 가진 다양한 역할들을 수행하는 곳이기도 하다. 물리적 공간이지만 그 안에 사는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 공간과 마음이 하나로 만나게 되는 곳이 집이다.
수오재기(守吾齋記)에서 집 이름은 수오재(守吾齋)이다. 나[吾]를 잃지 않고 편안히 단정하게 자신을 지킨다는 의미이다. 작성자의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이름은 온유재(溫柔齋)로 정하였다. ‘온유’를 통해 따뜻한 분위기와 내면의 평화를 나타낸다. ‘재(齋)’는 공간의 의미를 말한다. 마당과 벽에 그린 그림, 소중한 사진들, 좋아하는 향, 그리고 좋아하는 음악이 있는 이 집에서의 ‘온유한’ 순간들을 표현하여 집 이름을 지었다.
아파트 키즈였던 나에게 단독주택, 전원주택은 생각해보지도 않은 꿈같은 단어였다. 단독주택을 살게 되면 손봐야 하는 곳도 많고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해서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이전까지는 그 중 한 명이었고, 의심할 것 없이 아파트에서 살면서 생을 마감할 거라 생각하곤 했었다.
몇 년 전부터 시골에서 집을 지어 살고 싶어 한 외삼촌네는 같은 도시에 살고 있었는데 우리와 굉장히 친해서 왕래를 자주하며 지내는 또 하나의 가족이었다. 아파트 생활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외삼촌은 전부터 교외에 땅을 사서 이사 가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게 되어 단념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머니를 데리고 단독주택으로 가려던 우리를 보고 외삼촌 내외가 주택에서 살면 어떻겠냐고 하며 추진을 하셨다.
아파트에서 살아온 나에게 다른 주택의 모습은 낯설고 신비로운 생활공간이었다. 단독주택이나 전원주택의 이미지는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중년 혹은 노년 부부가 푸른 잔디가 깔리고 정원에서 화초를 가꾸며 소소하게 농사지으며 사는 여유로움의 이미지가 나에겐 있었다. 1층이나 2층으로 지어진 집에는 삶의 여유가 묻어 나오고 차 한 잔의 쉼이 있는 공간이거나 다락이 있어서 다소 비밀을 간직한 광경이 있는 곳으로 어찌 보면 내 주변보다는 영상 매체를 보고 느낀 게 많았다.
현재 살고 있는 단독주택에는 별도의 인테리어는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여기에 오느라 모은 돈에 아빠찬스, 은행찬스까지 모두 써버렸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모아서 인테리어를 해야 한다. 작은 마당이 있다. 집은 과거를 추억하던 내 뒤통수를 치며 현실을 일깨우고 정신 차리게 했던 곳이다. 집은 봄이면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가을이면 작은 감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귀여운 감이 있었고 겨울이면 눈 내린 숲속을 거실에서 바라보았다. 사는 건 별것 아니구나. 계절에 따라 같은 풍경도 자연스럽게 달라지듯 달라질 수 있는 것이었구나. 달라지고 변한 내가 어색해 달라지기 싫다고 변하지 않을 거라고 고집스레 잡고 있던 생각들을 놓아줄 수 있었다.
골목길 안에 길냥이들이 많은 걸 보고 우리집 마당에 물그릇을 여러 개 두었더니, 현관을 열 때마다 길고양이들이 나를 반겨줬다. 보은하겠답시고 어디서 물어왔는지도 모를 양념 치킨이나 새를 잡아 두다가, 골목 안쪽에 생선 가게가 생기고부터는 자꾸 현관 앞에 생선을 훔쳐다 놨다. 치우는 게 너무나 고역이었지만, 나를 생각해준 아가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몰래 치웠다.
지금 사는 집은 어딜 봐도 내가 좋아하는 것뿐이다. 벽에는 내가 그린 그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덕지덕지 붙여 두었고, 현관 앞과 복도, 침실, 드레스룸까지 내가 좋아하는 향으로 가득 채웠다. 없던 취미가 생겼다. 음악을 잘 듣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 집에 살면서 예쁜 스피커를 하나 사서 좋아하는 노래를 튼다. 내가 좋아하는 가요를 듣고, 저녁노을 질 무렵이면 빗방울이 창문을 때릴 때 어울릴 법한 클래식이나 재즈를 틀어 놓고 위스키나 와인을 한 잔 마신다. 시끄러운 기계음도 반복적인 비트도 없고,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좀 더 건강하게 챙겨 먹고 있다. 레토르트나 튀긴 음식은 피하고, 현미밥에 카레를 해 먹거나 닭가슴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다. 혼자 먹을 만큼 할 수 있는 요리도 많고, 요즘은 워낙 1인 밥상 만들기에 최적화된 제품이 많아서 다채로운 음식을 혼자서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집에 놀러 온 친구들이 조용한 내 방을 보고 “집이 너 만큼이나 시끄럽다. 누가 봐도 네 방인 걸 알겠다.”라고 말했다. 서랍을 열면 보드게임이 있고, 와인 냉장고에 가득한 와인, 그 위에 올려진 싱글몰트 위스키. 벽면에 붙은 온갖 취미들과 테니스 라켓, 그리고 선반을 가득 채운 책과 맨 위에 올려 둔 폴댄스 구두. 심지어 게스트와 추억 기록용 폴라로이드 카메라까지 갖춘 우리집은 그야말로 혼자 사는 데 혼자 사는 것같지 않은 집이다. 나 혼자 사는 이 집엔 내편도 없다. 얼마 전에는 몸이 많이 아파 구급차를 불러야 할지, 택시를 불러야 할지 고민하다 그냥 혼자 참았다. 친구나 직장 때문에 속상한 일이 생겨도 집에서 떠들 내 편이 없다. 그래도 전화를 받아주고 웃어주는 내 편이 있어서 외롭지 않다. 괜히 나를 괴롭게 할 남의 편도 우리집엔 없다. 이 고요한 평화가 너무 좋다. 딱 90일만 더 살아보려다 이 집을 계약하며 딱 1년만 더 살아 봐야지 생각했는데, 아니, 내 앞으로가 딱 이만큼만 행복하다면 앞으로도 잘 살고 싶다. 내 마음이 지난 30여 년 중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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